영화소개. 미국에서의 이민생활
나는 영화 미나리가 좋았던 건 과장이나 허세가 없이 담담하게 미국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는 사실이다. 감독 정이삭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감독의 개인 체험을 바탕으로 제작외었다. 이 영화로 배우 윤여정 님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영화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주요 부문에 후보에 올리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우리는 누구보다 원조라는 말을 사랑하고 애용합니다. 유명 맛집들을 보면 누가 원조이니 하는 원조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싸움도 여럿 봤습니다. 미국에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미국시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아마 미국의 역사를 궁금해하시고 어느 정도 찾아보신 분들이라면 기회의 땅 성공으로 갈 수 있는 희망을 품고 미국이란 땅덩어리를 개척하러 간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지금의 미국이 오롯하게 섰다는 걸 아실 겁니다. 이 영화 <미나리>에 나오는 제이콥(스티븐 역) 가족 역시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성공을 꿈꾸며 이민 온 세대입니다. 하지만 막상 낯선 땅에서의 정착이란 참 쉽지가 않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성공하여 떵떵거리며 자식들 키우고 그 자식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들은 늘 성별을 구분하고 땀 흘려 땅을 일구고 하지만 쉬이 형편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부부 사이마저도 다정하지 못하고 소원해지기 일쑤였고, 결국 제이콥은 모니카(한예리)를 위해 한국에 살고 있는 모니카의 엄마 그러니까 장모님 순자(윤여정)를 미국으로 부르게 됩니다.
이민생활 정착을 위한 노력
엄마 모니카에겐 반가운 일일지 모르지만, 떵떵거리며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사위 제이콥이나 그들의 자식인 데이비드(앨런 김)와 앤(노엘 조)은 한국에서 온 할머니가 지금껏 보아온 미국의 할머니와는 판이하게 다르고 어색합니다.
그런 점이 아무래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전에 본적 없는 할머니라는 캐릭터를 만든 윤여정 배우에게 여우조연상을 전달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번에 다시 넷플릭스를 통해 이영화를 다시 보면서 느낀 거지만 그래도 이민자 1세대인 제이콥과 모니카가 한국땅을 떠난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곤 하지만 아빠인 제이콥은 한국말이 너무 어눌하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쟁의 상흔이 할퀴고 간 한국땅을 넘어 미국으로 넘어온 이민자 1세대가 그들의 자식들에게는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얼마나 미국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해서 뿌리내렸는지에 대한 먹먹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했습니다. 또, 순자가 미국으로 들어올 때 가져왔다던 미나리 씨를 뿌리며 어디서든 뿌려놓으면 기어코 땅 위를 박차고 번식을 일궈내는 유용한 미나리처럼,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 역시도 삶을 영위하고 나아가기 위해 기어코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족의 사랑에 대한 힘
다시 만난 영화 <미나리>는 그럼에도 한국적 이미지가 잔뜩 묻어있는 순자라는 캐릭터 덕택에 활력이 돋고 또한 이 가족이 단단하게 뭉치고 힘을 합치게 되는 캐릭터로의 소명을 다했다는 느낌입니다. 특히, 심장이 좋지 않던 손자 데이비드를 세상 밖으로 자꾸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순자의 마음이 가득 느껴져서 더 뭉클했어요. 그리고 역시나 살콩살콩거리면서 놀던 모습만 보이던 데이비드가 할머니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후반부 엔딩은 눈물이 나게 했습니다.
아직 못 보신 분이 계신다면 영화 <미나리>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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